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꽤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진영 선택입니다. 특히 경쟁을 한다는 측면에서 그 영향력을 고려할 경우 더 그렇습니다. 이를 주제로 놓고 보자면 게임 밸런스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에서 널리 퍼져 있는 이야기는 다소 일관적이지 않으며, 한 팀이 최근 중요도가 높은 경기에서 패배했을 때 언급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진영 선택은 또한 드래프트 순서를 결정하기 때문에 게임 결과에 큰 영향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각 진영별 우선순위는 보통 현 메타의 양상에 달려 있습니다.
T1과 Royal Never Give Up(RNG) 간의 MSI 2022 파이널 시합 때는 진영 선택이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 시기의 좋은 예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RNG가 해당 대회의 럼블 스테이지에서 8승 2패의 기록으로 1위 시드를 획득했던 상황인데요. RNG는 2위를 유지하면서 1게임 차이 7-3의 성적을 기록한 T1을 앞지른 상태였습니다. 이를 통해 RNG는 세미파이널 상대로 그들이 쓰러뜨렸던 Evil Geniuses(EG)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파이널로 돌입하며 RNG는 첫게임에서 진영을 선택할 기회를 받았습니다.
이제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정규 시즌을 제외하고 치러지는 최고의 시리즈가 진행되는 내내 대부분의 라이엇 토너먼트에서는 첫 게임 진영 선택권을 더 높은 시드 팀에게 부여합니다. 각각 이어지는 게임에서 진영 선택 우선권은 지난 게임 패배 팀에게 주어지는데요. 이 경우 각 게임의 패배 팀은 그 다음 경기에서 블루 진영을 선택했습니다. 5게임으로 구성된 시리즈에서 블루 진영의 승률은 100%에 해당했습니다. 힘겨웠던 5게임 시리즈 종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시 T1 감독이었던 ‘폴트’ 최성훈(Choi "Polt" Seong-hun)은 “제가 언급했듯 저희 팀의 패배 이유는 3번을 블루 진영에서 플레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토너먼트 내내 블루 진영의 승률이 53.2%였음은 사실입니다. 이는 77게임 중 41게임을 승리한 쪽이 맵에서 블루 진영을 부여받은 팀이라는 걸 의미합니다. 적어도 결과에 기반한다면 최성훈의 발언은 사실상 옳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파이널에서 이루어졌던 블루 진영 측의 5승을 제외할 경우 72게임 중 블루 진영 측의 승리 횟수는 36회인데요. 딱 50대 50 반반입니다. 그러나 Nick "LS" De Cesare이 말한 것처럼 이는 결과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 너무 큰 무게를 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샘플 수는 겨우 72게임에서 77게임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이는 데이터 통계 분석 측면과 관련해서는 심각하게 적은 개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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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디서 더 많은 데이터를 찾을 수 있나요? 지난 5개년 솔로 랭크 데이터는 블루 진영 측에 1.2% 우위를 주고 있으며 그 승률은 50.6%에 해당합니다. 그에 반해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자유 랭크에서는 레드 진영 측에 51.7% 승률을 부여합니다. 그렇지만 솔로 랭크에서 커뮤니케이션이란 개념이 유니콘처럼 환상의 동물로 여겨지는 상황이며, 자유 랭크의 상황은 더 나아지지 않았기에 둘을 프로 플레이와 같은 선상에 두고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팀에 존재할 수 있는 분석가나 기타 인원을 포함하여) 감독과 선수로 이루어진 팀이 드래프트가 제공할 수 있는 어드밴티지를 활용하는 데 있어 더 나을 것이라 가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해당 내용을 분석하는 것보다 경기 결과 개선과 협력에 전념할 때 더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해야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을까요?
메타는 굉장히 범위가 넓고 주관적인 화제입니다. 전 프로 선수 및 분석가이자 캐스터인 Marc Robert "Caedrel" Lamont와 분석가 및 스트리머이자 전 감독이었던 “LS” 간의 레넥톤 챔피언 및 프로 플레이에서의 존재감에 관한 의견 불일치에서 오는 격정적인 사안을 제할 경우 완벽한 예시를 하나 들 수 있습니다. 고유한 장점을 지닌 두 부분은 챔피언의 사용 가치와 관련하여 크게 상이한 두 가지 관점에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프로 선수로서 상당히 오랜 시간을 보낸 후 “Caedrel”은 프로의 관점에서 레넥톤 챔피언이 가진 장점을 지켜보았습니다. 레넥톤 챔피언은 오랜 기간 동안 웨이브 클리어에서 강했고 탑 라인에 일찍 압박을 가할 수 있었으며 최전선에서 활약할 수 있는 데다 또한 ‘포인트 앤 클릭’으로 기절을 시전하고 가해지는 압박을 상당히 완충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순위를 가진 라인에서는 정글러가 이동할 공간을 더 확보하게 하며 골드와 경험치 손실 없이 라인에서 먼저 이동할 수 있는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또한 웨이브를 쌓고 다이브할 준비를 할 수 있게끔 합니다. 웨이브 클리어를 강력하게 하는 요소는 적 라이너에게 우선권이 있는 경우 적이 상대 팀으로 다이브하기 위해 웨이브를 쌓기 더 어렵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포인트 앤 클릭 기절은 스킬 공격에 의존하지만 높은 피해량을 발생시키는 챔피언들에게 기회를 마련해 주는데요. 이는 확실히 기절 상태에 빠진 목표물이 훨씬 타격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레넥톤과 니달리는 오랫동안 페어였습니다. 예를 들어 라이즈와 같은 챔피언과 비교하자면, 레넥톤이 가진 장점은 이 챔피언이 AD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탑 라인과 정글러가 AD 및 AP 피해량으로 혼재한 상태에서 다이브를 할 능력이 갖춰졌을 경우 상대 측에서 저항하고자 게임을 구축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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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LS”는 레넥톤이 드래프트 페이즈에서 큰 우선순위를 갖지 못하기에 효용이 없다는 점을 강하게 피력했습니다. 여러 팀이 블루 진영에서 맹목적으로 레넥톤을 탑으로 픽하고 카운터 픽을 개시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습니다. 쟁점은 레넥톤의 적절한 웨이브 클리어가 우선권이 없는 라인에서 살아남기에 충분했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레넥톤은 매치업이 나쁠 경우에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넥톤의 강점이 라인 페이즈에 놓여 있음을 고려했을 때 이런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리드 없이 미드게임에 돌입할 경우 레넥톤은 다소 사용하기 까다로운 챔피언이 됩니다. 레넥톤은 탱커보다 ‘딜탱’에 가깝기에 최고의 최전선 챔피언은 아닙니다. 프로 선수들은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 보통 '자객의 발톱' 위에 '고어드링커(선혈포식자)'를 빌드했고 그 결과 폭발적인 가능성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까지 미드에서 늦게 팀 전투가 벌어졌을 때 레넥톤은 만연한 메타 픽에 의해 파훼를 당했습니다. 아이템에서 ‘스파이크(Spike, 챔피언 등이 강해지는 시점 또는 구간)’에 도달한 AD 캐리 챔피언들은 레넥톤이 팀 셋업을 위해 전투에 참여하고 기절을 쓸 기회를 얻기 전에 이 챔피언을 킬할 것입니다. 레넥톤이 처참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가 최강의 챔피언은 아니며, 또는 맹목적으로 픽하는 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레드 진영이 블라인드 레넥톤 픽에서 오른 챔피언을 다섯 번째로 픽했을 경우 이는 더 나은 스케일링(scaling, 경기가 진행되며 챔피언이 더 강해질 수 있는 비율)을 보였으며 더 든든한 최전선을 구축하여 유용성 면에서 더 우수했습니다. 이 경우 결국 '조닝' 컨트롤을 통해 결국 더 많은 피해량을 발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요를 말하자면 챔피언에 관한 별개의 두 관점이 드래프트에서의 유용성 및 픽할 수 있는 시기와 경우에 대한 유저의 전체적인 태도를 바꾸어놓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요소가 어떻게 블루와 레드 진영으로 연결되나요?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블루 진영은 항상 첫 번째 픽을 가졌습니다. 레드 진영은 늘상 마지막 카운터 픽이었고요. 그렇기에 레넥톤 챔피언이 그랬듯 '실명을 부여'하거나 '오버파워'가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챔피언이 셋 이상 있는 메타에서는 레드 진영이 세 번의 처음 밴픽으로 이를 모두 막을 수 없습니다. 이는 블루 진영이 카운터로 기능할 수 있는 챔피언 픽 일부를 밴하고 오버파워 챔피언을 유지하는 데 우선권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최근 패치상 가장 수혜를 보는 챔피언이 명확하지 않거나, 처음 밴픽 페이즈를 넘길 수 있을 정도의 챔피언이 충분히 많은 메타에서는 라인 매치업에서 더 많은 승리를 거두기 위해 카운터 픽을 조절하는 데 있어 초반부 게임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훨씬 많이 부여합니다. 이는 또한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부여하여 전면적인 승리로 이어지도록 합니다.
이 같은 화제가 무거운 논쟁인 한편 프로 선수 사이에서는 일반적으로 라인에서 블루 진영이 유저에게 우선권을 획득할 수 있는 더 큰 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짧게 얘기하자면 강한 픽을 선택하여 게임을 압도하는 것입니다. MMORPG나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에 더 익숙한 유저들이라면 최소 및 최대의 개념을 더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첫 드래프트는 상황이 일어날 때 더 쉽게 반응할 수 있으므로 항상 두 번째 유저에게 더 메리트가 있다는 점을 말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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